고백하자면 '공연'은 나에게 사치였다. 문화생활은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나 즐기는 문화생활이었고, 등록금과 생활비 벌기에 버거웠던 나는 그렇게 예술(?)과는 담을 쌓고 살아왔다.
그런 무지로 인해 '발레' 또한 여자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남자 발레'도 있어?라는 말에 와이프가 기겁을 했다. 때마침 광명에 발레 공연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최근 딸아이가 발레 학원을 다니면서 '발레'에 흠뻑 빠져있는 관계로 온 가족이 시간을 내고 공연을 보러 다녀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 즐거웠다!
사회를 맡은 '최태지'란 분도 발레계에 있어 뛰어난 발레리나이자 지도자라고 한다. 그 분과 '이원국'님이 같이 가볍게 얘기 나누고 공연을 보여줬는데, 눈 앞에서 직접 공연을 보니 너무 실감나고 흥이 나더라. 딸 아이도 다른 사람들이 외치는 '브라보'를 함께 따라 외치고, 나와서는 한 발레리나가 했던 다리 동작을 따라하기도 했다.
1부와 2부로 나뉘어진 프로그램에서 2부에 '이원국'님이 가족과 함께 탭댄스를 추는 부분은 정말 좋았다. 가족과 함께 무대에서 하는 기분은 어떨까?
특히, '이원국'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항상 늦게까지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다가 xxx(누구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ㅠㅠ)의 연습 파트너를 여러 번하게 되었는데, 공연을 10일 앞두고 실제 배우가 크게 다치는 일이 생겼단다. 고맙게도 단장의 결단으로 동양인 최초로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가진다.'라고 했나... 항상 듣는 말이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그 부분. '이원국'님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그 만큼 실력이 뒷받침되었다는 얘기일테니)
집에 와서 좀 더 그 분을 알고 싶어 기사를 찾아보니 최근에도 '하루 6시간' 씩 연습을 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최고'라는 평을 듣는 분이 아직도 그렇게나 연습을 한다고??
그걸 보면서 내 마음도 다시 한 번 다잡아 본다. 요즘 제일 큰 고민이 '내가 언제까지 회사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인데.. 그 고민을 하기 이전에 '내가 그 만큼 노력하고 있니?'라고 스스로 물어보고 다짐해본다.
즐거운 공연을 보고,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 그 만큼 나에게 감명 깊고 뜻깊은 시간이었으리라.
'이원국'님을 시작으로 2개월 간격으로 '김주원', '김지영', '김용걸'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